대만/영화

멍커로우, 잘 살고있을까? - 남색대문 2002

로나님 2021. 9. 5. 15:49

두 번째 리뷰로 무슨 작품을 적어볼까 하다가 남색대문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20년 영자원 온라인 상영 때 처음 보았습니다. 사실 그때는 대만 영화를 본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입문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의 존재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계륜미 배우의 작품도 처음 보았는데 2002년 당시 어린 나이에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감탄했습니다. 이 영화는 퀴어 서사를 담고 있는데요, 세심하면서도 간결한(?) 내용과 연출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깊고 또 좋았습니다. 명작은 명작인 이유가 있나 봅니다. ㅎ.ㅎ 

이렇게가 작년 이 영화를 처음 본 제가 쓴 감상입니다. 

다시 보게 된 남색대문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극장에서 보니 느낌이 진짜 다르긴 하더라고요. 화면이 큰 상영관에서 보니 옛날 영화 같은 화질과 색감이 더 감성 돋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사운드도 훨씬 좋아서 수영장이나 풍경소리, 피아노 선율의 bgm에 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굿즈를 받기 위해서 저는 2번 보러 갔다 왔는데요, 아무래도 대만 영화는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는 일이 잘 없다 보니 굿즈를 받을 일도 없어서 의도치 않은 극장 투어를 했습니다 ㅋㅋ 이 사진들은 제가 받아온 포스터와 필름 포스트카드! 

 

저는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매번 씁쓸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멍커로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답답함 때문에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겠죠. 저는 지금 사랑이나 관계에 대한 고민은 없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과 목표가 없어서 막막함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당장 다음 달에 어떻게 살지도 모르겠고 5년 뒤의 내 모습이 그려지지도 않는 그런 상황이랄까. 아무튼... 저는 이게 제 현재 진행형 고민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청춘, 아련함, 추억 이런 것들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ㅋㅋ 다른 분들의 감상도 보면서 진짜 다 다르게 느끼고 있구나 했습니다.

(일 년 뒤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거라 생각 못했는데 그것도 재밌는 부분이네요) 

 

멍커로우가 길을 찾아서 잘 살고있으면 좋겠어요. 멍커로우라면 앞날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삶을 살고 있겠죠?

 

 

2021년 여름, 멍커로우 안녕